오드플랫은 성수동에 있는 빈티지 가구 편집숍입니다. 임스 체어를 수집하는 공간으로 시작해 지금은 오래된 물건 중에서 그들만의 바이브에 맞는 가구를 디깅하고 소개하는 곳이고요. 빈티지 가구를 겸하며 생활하는 인물과의 대화를 담은 오리지널 시리즈 ‘HOME TOUR’를 중심으로 뉴스레터를 보내고 있는 오드플랫 박지우 대표, 안은빈 디자이너를 만나보았습니다.
오드플랫 인터뷰
<오드플랫 뉴스레터>
인터뷰이: 박지우, 안은빈
<오드플랫 뉴스레터>를 발행하고 있는 박지우 대표, 안은빈 디자이너 (왼쪽부터)
뉴스레터 이야기를 하기 전에, 빈티지 가구를 둘러싼 오해에 대해 가볍게 의견을 여쭙고 싶어요. 한 인터뷰에서 빈티지 가구에 관심 있는 사람들을 향해 “일단 인스타그램을 끊으라고 하고 싶다”라고 하셨죠.
지우: 홈 스타일링 또는 홈 데코레이션이라는 카테고리에서 SNS를 통해 반복적으로 보여지는 이미지가 있어요. 뭔가 좀 비슷비슷하지 않은가 싶은 거죠. 오드플랫을 만들면서는 그런 획일적인 이미지에서 탈피하고 싶었어요. ‘오드(odd)’가 약간 특이하다는 뜻이기도 하고요.
코로나 시대에 실내 생활이 늘어나면서 실내에 들일 가구에 관한 관심이 폭증했다는 분석이 있죠. 그만큼 국내 빈티지 가구의 역사가 짧다는 말이기도 할 텐데요. 여전히 빈티지 가구는 대부분의 사람에게 새로운 존재일까요?
지우: 국내의 빈티지 샵은 이태원 가구 거리에서 시작했는데, 지리적인 영역을 벗어나서 이른바 ‘모던 빈티지 가구’를 판매하는 국내 샵들의 역사는 그리 길지 않아요. 저는 미국이나 유럽에 가구 바잉을 하러 갈 때마다, 오히려 빈티지 가구를 새 가구보다 접하기 더 쉽다는 데에 놀라움을 느껴요. 동네마다 슈퍼마켓이 있듯 빈티지 샵들이 하나씩 있거든요.
다채로운 빈티지 가구를 선보이고 있는 오드플랫
은빈 님은 빈티지 가구숍에서 일하는 디자이너로서 특별히 디자인 작업을 할 때 유념하게 되는 지점이 있나요?
은빈: 오드플랫의 디자인 작업은 무엇보다도 쉬워야 해요. 이 제품이 얼마나 멋진지, 얼마나 기능이 좋은지, 최신 트렌드와 엮거나 기교를 더하는 방식과는 대척점에 있죠. 미술관에 가보면 그림의 액자 프레임이 화려하지 않은 것과 마찬가지예요. 장식적인 요소가 거의 없으니까요. 그래서인지 개인적으로는 오드플랫의 디자인은 ‘디자인이라고 부르기에도 좀 애매모호하다’라고 느끼고 있는데요. 그럼에도 고객들이 조금 더 쉽고 편안하게 받아들인다면, 저는 디자이너로서 만족할 수 있어요.
웰컴 이메일에서 “오드플랫이 주목하는 인물, 공간, 물건에 대한 이야기를 저널의 형태로 담고 있다”고 소개하고 있어요. 가구를 취급하는 브랜드에서 어떻게 ‘인물’까지 관심사가 확장될 수 있었나요?
은빈: 어느 날, 쇼룸에 오신 손님에게 “어떤 디자이너를 가장 좋아하세요?”라는 질문을 받게 됐는데요. 처음 받는 질문이었지만 어쩐지 편안하게 제가 좋아하는 것들에 대해 대화를 나눌 수 있었어요. 그런데 대화가 끝나갈 때 즈음, 직원 자아가 발동하면서 ‘이 손님이 우리가 나눈 대화에 더 만족하실 여지가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더라고요. 그래서 대표님이 계실 때 한 번 더 방문해 주시면 좋겠다는 말을 건넸어요.
지우: 실제로 이후 그 손님과 만날 기회가 있었어요. 제가 서울 지역은 가구 배송을 직접 다니고는 하거든요. 그 손님이 구매하신 가구를 작업실로 배송해 드리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게 됐고요. 이 일을 계기로 단순히 우리 가게 물건 구매자로서가 아니라 ‘인물’ 자체에 주목할 수 있었어요. 그분이 김서울 이라는 손님이고, 오드플랫 뉴스레터로 내보내는 ‘HOME TOUR’ 콘텐츠의 모티브가 되었습니다.
오드플랫 뉴스레터의 디자인과 발행을 담당하고 있는 안은빈 디자이너
은빈 님이 손님과의 대화 경험이 좋았다고 내부에 공유했는데, 그게 새로운 인터뷰 시리즈로 이어진 셈이군요. 작은 대화에서 출발한 뉴스레터였네요.
지우: 김서울 님과의 대화가 조금 다른 방향으로 전환될 수 있는 계기가 되어서 재미있더라고요. ‘HOME TOUR’라고 하면 어떤 집이나 작업실에 살고 있는 다른 사람 얘기를 하는 것 같지만, 결국 제 생각을 말하는 부분도 굉장히 많아요. ‘HOME TOUR’ 시리즈를 하면서 저라는 사람과 저희 숍에 대해 표현할 수 있는 장치가 생겨서 좋았어요. 타인을 통해 우리의 이야기를 할 수 있다니 얼마나 좋은가요?
‘HOME TOUR’를 통해 인물, 공간, 물건에 대한 이야기를 전하고 있는 박지우 대표
브랜드나 쇼핑몰에서 뉴스레터를 보내기 전에 작명의 시간을 가지고는 하는데요. 오드플랫 뉴스레터는 별도의 이름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뉴스레터 이름에 관한 고민은 없었나요?
지우: 우리가 이름 없는 뉴스레터를 보내고 있다는 건 이 질문을 듣고서야 자각했습니다. 그렇다는 사실을 알게 된 입장에서 ‘이제라도 이름을 지어야 할까?’라는 질문을 스스로 던져보면 그건 또 아닌 것 같아요. 뉴스레터를 별도로 브랜드화할 필요는 없다고 보고 있거든요. 오드플랫에서 보내는 뉴스레터는 오드플랫과 분리된 무언가는 아니니까요. 그게 우리고 우리가 그것인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