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도 쓸 거라는 사실을 기억하려고 해요” 안녕하세요, 구독자님! 오늘도 반갑습니다.🙂 얼마 전에는 단풍이 보인다며 인사드렸는데, 오늘은 롱패딩을 꺼내 입을 정도로 차가운 공기가 가득하네요. 확확 바뀌는 날씨에 구독자님은 어떻게 지내고 계신가요? 감기 걸리지 않도록 따뜻한 옷 챙겨 꼭 입으시길 바랍니다.🧤🧦🧣 오늘은 지난주에 말씀드렸던 것처럼, 스티비가 모아오는 창작자들의 목소리, <보낸사람:> 인터뷰 첫 호를 전달해 드립니다. 첫 번째 인터뷰이는 <일간 이슬아>를 보내는, 보낸사람: 이슬아입니다. 갓 구운 빵처럼 따끈따끈한 이야기를 메일함으로 보내주는 작가님이지요. 이슬아 작가님과의 인터뷰는 이메일을 써 내려가는 단단한 마음과 힘으로 가득했습니다. 글 쓰는 마음부터 유료 뉴스레터를 운영하며 겪은 솔직한 경험까지, 다양한 이야기가 구독자님을 기다리고 있어요. 그럼, 오늘도 재밌게 읽어 주세요! Interview. 보낸사람: 이슬아 * 앞으로 스요레터는 한 달에 한 번씩 보낸 사람들의 마음을 인터뷰로 전합니다. 1분만에 살펴보기👀 “콘텐츠 직거래를 해보기 위해 이메일을 선택했어요” 2018년, <일간 이슬아> 기획 이야기 “피드백에 일희일비 하지 않으려고요” 소재를 정하는 방법부터 기억에 남는 피드백까지 “가능한 매뉴얼에 따라 친절히 답장합니다” 유료 뉴스레터를 발행하며 겪은 구독자 관리 “너그러운 응원자들을, 내일도 쓸 거라는 사실을 기억하려고 해요” 뉴스레터를 발행하며 세운 원칙 “콘텐츠 직거래를 해보기 위해 이메일을 선택했어요” 잠시 2018년으로 시간을 되감아 볼게요. <일간 이슬아>를 시작할 당시에는 이 프로젝트를 어떻게 소개했나요? 사실 처음에는 저도 매니악한 실험 정도로 여겼어요. 유료 콘텐츠는 있었지만, 작가와 직거래 하는 방식은 없었으니까요. 지금 생각해보면 “구독료를 낸 사람에게 매일 한 편씩 제가 쓴 글을 보내드립니다”라고 간단하게 말했던 것 같아요. ‘매일 한 편씩 쓴 글을 보내준다’는 기획은 어떻게 탄생했나요? 초기 아이디어는 동료 만화가 잇선에게서 받았어요. 당시 잇선이 일기를 매일 보내주고 후원을 받는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저는 ‘후원금’이라는 단어를 쓰고 싶지는 않았어요. 뭐랄까, 약간 연민에 기대는 느낌이 들었거든요. 오로지 글만 팔고 싶었어요. 글이 재밌으면 돈을 내고, 재미없으면 돈을 내지 않는 거죠. 친절이나 다른 가능성 등 글 이외의 요소는 팔고 싶지 않기도 했고요. 완성도 있는 글 한 편을 책정된 구독료를 받고 파는, 정확히 말하면 ‘콘텐츠 거래’를 하고 싶은 마음에 가까웠어요. 솔직히는 올해가 되어서야 ‘내가 보내는 메일이 뉴스레터일 수도 있겠구나’라고 생각했어요. <일간 이슬아>를 시작할 때만 해도 이메일 뉴스레터에 대해 많이 알지 못했기 때문에 단순히 ‘폐쇄적인 연재’ 정도로 여겼거든요. 실은 <일간 이슬아>를 하기 전에는 메일도 잘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처음부터 이메일 뉴스레터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기보단 내 글을 직거래할 수 있는 도구로 이메일을 선택했다는 게 더 맞겠네요. 현재 <일간 이슬아>는 시즌제로 운영되는데, 이 방식으로 정착하기까지 어떤 시행착오를 겪었는지 궁금해요. 처음에는 ‘한 달만 성공하면 되겠지’ 생각했어요. 매일 연재는 정말 힘들었지만, 돈을 받게 되니 무서워서 매일 쓰게 되더라고요(웃음). 사실 돈도 돈이지만 기다려주는 누군가가 있다는 게 너무 좋았어요. 그 힘을 받아서 바로 둘째 달 연재를 이어갔고, 그렇게 6개월 동안 쉬지 않고 연재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쓰다 보니 응급실에 가게 되더라고요. 매일 쓰는 건 힘들어도 할 수 있는데, 매일 ‘보여주는’ 글을 쓰는 건 또 다른 차원의 일이라고 느꼈죠. 매일 쓴 글이 공개되고, 공개된 글에 대한 피드백을 받다 보니 몸속 장기가 고장나 버리는 것 같았어요. 미래의 수명을 끌어다 쓰는 짓인 것 같다는 생각도 하고. 그래서 시즌2부터는 계간지처럼 일 년에 네 번으로 나누어 연재 신청을 받고 글을 보냈어요. 중간에 쉬는 텀이 생기니 글의 함량이 높아지고, 인터뷰를 준비할 힘도 더 생기더라고요. 올해도 네 시즌을 소화하려고 했는데, 허리 상태가 나빠져서 가을호는 휴재를 하게 됐네요. 연재하지 않는 기간에는 무슨 일을 하나요? 연재하는 동안 미뤄뒀던 일을 처리하느라 바빠요. 옛날에는 일이 없어서 힘들었던 기억이 많았는데요. 지금은 일하는 게 재밌기도 하고, 일이 들어오는 걸 보면 감사하기도 해요. 물론 세상이 너무 빠르게 변화하다 보니 언제까지 일거리가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도 종종 합니다. 물이 들어올 때 노를 저어야 한다는 마음이 생기기도 하고요(웃음). “피드백에 일희일비 하지 않으려고요”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에 애정이 많아 보여요. 가까이에서 소재를 발견하고 글감으로 발전시키는 일에 익숙한가요? 제가 잘하는 일이면서 동시에 콤플렉스이기도 해요. 주변의 이야기를 재료 삼아 가공해서 쓰는 일은 자주 해본 음식을 하는 것과 비슷하거든요. 손에 잘 익어서 빠르게 할 수 있죠. <일간 이슬아>를 시작한 후 2년 정도는 잘쓰는 글에 집중하는 시기였던 것 같아요. 올해는 여러 시도로 확장하면서 인터뷰도 많이 했고요. 지금은 소설 쓰는 일에 관심이 많아요. 간혹 제가 SF 소설가가 아니라는 사실이 슬퍼질 때가 있어요. 동경하지만 잘하는 일은 아니어서 마음이 괴롭죠. <일간 이슬아> 2020년 여름호 인터뷰 반응이 좋았던 걸로 기억해요. 수필을 쓰는 저한테 질려버려서 더 전투적으로 인터뷰에 임했어요(웃음). 인터뷰도 잘 쓰고 싶은 장르예요. 인터뷰어가 투명해서 인터뷰이가 잘 드러나는 인터뷰도 좋지만, 제 인터뷰는 인터뷰어가 많이 드러나요. 호불호도 갈리고요. 그래도 인터뷰이와 저의 상호작용이 흥미롭고, 서로 충돌하는 지점을 잘 담고 싶어요. 그다지 중립적이지 않은 인터뷰어인데, 오히려 그 지점을 살리고 있습니다. 인터뷰집 <깨끗한 존경>을 낸 적이 있잖아요. 앞으로도 인터뷰집을 출간할 계획이 있나요? 올해 <일간 이슬아>에서 인터뷰를 워낙 많이 해서요. 이 글을 모아 내년 초에 두 권의 책을 낼 예정입니다. 젊은층의 인터뷰와 중장년층 인터뷰를 따로 묶으려고 하거든요. 중장년층 인터뷰이는 대부분 1950~1960년생인데, 하나도 유명하지 않은 사람들이고 모두 블루칼라라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을 것 같아요. <일간 이슬아> 속 인터뷰 콘텐츠 일부 유명하지 않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인터뷰집으로 출간하는 시도 자체가 의미 있어 보여요. 독자를 더 많이 설득하면서 다가가야 한다는 숙제도 있겠지만요. 아무래도 그렇죠. 예를 들어 뮤지션 황소윤은 이미 좋아하는 사람이 많으니까 읽는 사람도 어느 정도 있을 텐데, 27년간 응급실을 청소해 온 이순덕 여사의 이야기는 제가 성공적으로 전달해야만 독자에게 읽힐 것 같거든요. 어렵지만 해보고 싶은 일이에요. 물론 황소윤 씨도 제가 좋아하고 묻고 싶은 게 많아서 만난 건 맞지만, 이미 마이크를 가진 사람에 가깝잖아요. 그렇지만 이순덕 씨에게는 평생 마이크가 없었죠. 만약 둘 중 하나만 택해야 한다면, 중장년 인터뷰집을 펴내야 한다고 생각해요. <일간 이슬아>를 연재하면서 리프레시나 재충전이 필요할 땐 무엇을 하나요? 좋아하는 작가들의 책을 많이 읽어요. 그런데 그게 또 괴리감을 주기도 하고요. 제가 당장 최선을 다해서 쓴다 해도 갑자기 밀란 쿤데라처럼 쓸 수는 없잖아요. 어떻게 보면 책꽂이와 책상 사이에 늘 괴리감이 있는 거죠. 이젠 그러려니 할 때도 있지만…그래서 오히려 마감이 코앞일 땐 너무 훌륭한 작가들의 글은 읽지 않아요. 오히려 리프레시는 우연한 순간에 찾아와요. 글쓰기는 계단식 성장이라 글이 안 나오고 지지부진하다가도 ‘약간 나아졌다’고 느낄 때가 있어요. 매일 관성에 젖어 그저 그런 글을 쓰는 것 같다가도 어쩌다 한 번씩 이렇게 느낄 때 리프레시가 되는 것 같아요. 구독자들의 피드백이 많이 올 것 같은데, 기억에 남는 피드백은 무엇이었는지 궁금해요. 정말 다양한 피드백이 와요. 칭찬도 욕도 많이 듣는데, 일희일비하지 않으려고 해요. 하나하나 반응하면 글 쓰기 힘들 거라서요. 기억에 남는 피드백도 여럿 있어요. 일단 타지에서 <일간 이슬아>를 받아보는 분들의 이야기가 좋았어요. 아프리카 앙골라에 계시는 독자분, 산타바바라, 쿠바의 어딘가 등등. 외국에 있으면 한국어로 쓰인 글을 충분히 접하기가 어렵잖아요. 또 다양한 노동 현장을 알게 되기도 했어요. 3교대로 일하는 간호사들의 답장도 받고, 공장에서 일하는 노동자의 답장을 받은 기억도 나요. 아, 씀씀이에 대해서도 알게 됩니다. 이번 여름방학 내내 공장에서 일하고 받은 급여로 치과 치료비를 내고, 남은 만 원으로 <일간 이슬아>를 구독했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이렇게 개인적인 이야기를 사연 보내듯 적어주시는 게 저로서도 신기해요. 아름다운 답장을 넘치게 받은 덕분에 간혹 부정적인 피드백을 듣더라도 완충작용이 일어나는 게 아닐까요? . . . 너그러운 응원자, 지속가능한 글쓰기를 말하는 '보낸사람: 이슬아'의 목소리는 블로그에서 계속 이어집니다. 아래 버튼을 눌러, 구독자님을 위한 더 많은 이야기를 들어보세요. 오늘의 스요레터는 여기까지 차분한 듯 활발한 활동을 이어나가는 이슬아 작가님의 힘이 구독자님께도 전해졌으면 좋겠습니다. 새로운 코너 <보낸사람: > 첫 호는 어땠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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