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주기로 발행되는 뉴스레터는 많지만 ‘양력이 아닌 음력으로 매달 1일에 발행’하는 건 국내에서 뉴스레터 <MoST>가 유일할 것입니다. 브랜드 구성원들의 소소하고 진솔한 이야기를 담겠다는 취지로 2024년에 창간된 뉴스레터 <MoST>. 약 반년 간의 뉴스레터 운영기를 돌아보기 위해 슬로우스테디클럽의 원덕현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슬로우스테디클럽 인터뷰
<MoST>
인터뷰이: 원덕현
인터뷰를 진행한 슬로우스테디클럽의 원덕현 대표
<스티비 뉴스레터> 구독자들을 위해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슬로우스테디클럽의 원덕현입니다. CEO,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그래픽 디자이너, 기획자를 겸하고 있어요. 여러 가지 역할들을 도맡고 있는 조금은 이상한 사람입니다.
많은 역할들 중에서 지금 가장 강하게 느껴지는 정체성은 어떤 것일까요?
CEO 빼고는 다 재밌습니다. 그래픽 디자인을 할 때는 실무진들과 같이 소통할 수 있다는 점이 좋고요. 디렉터는 제 머릿속에 있는 방향성을 결과물로 보여줄 수 있는 직종이라서 흥미를 느껴요. 제가 대표를 하고 있는 이유는, 이렇게 재미있는 일들을 하기 위해 때로는 재미없는 일도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오늘 이야기를 나누는 살롱 안국점은 익선동에 있어요. 어떻게 이 동네에 새로운 매장을 꾸리게 되셨나요?
이곳은 첫 지점인 삼청점에서 알게 됐던 것들을 적극적으로 적용한 공간인데요. 삼청점 카페가 위치한 2층에 3평 남짓한 정도의 제 사무실이 있었어요. 같은 건물에 매장과 사무실이 있으니 고객을 직접 만나고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어서 좋더라고요. 그런데 당시에 매장이 확장되면서 제 사무실을 빼게 됐는데요. 사무 공간을 근처로 옮기고 매장에서 몸이 멀어지니 그때부터 회의감이 생겨나는 거예요. 그래서 좀 더 현실적인 버전을 고민하게 됐어요.
현재의 살롱 안국점은 1층에 매장이 있고, 11층에 사무실이 있어요. 같은 건물에 있어서 오며 가며 손님들을 만날 수 있게 된 거죠. 이곳은 거리를 걸어 다니다가 쇼윈도를 보며 들어오게 되는 식의 접근성은 부족한 곳이거든요. 간판이 잘 보이는 것도 아니고요. 그래서 일부러 찾아오신 손님들과 좀 더 오랜 시간을 보내고 싶고, 커뮤니케이션하고 싶다는 의미를 새 지점 이름인 ‘살롱’에 담았습니다.
안국에 위치한 슬로우스테디클럽 살롱
고객을 대면으로 만나기도 하지만, 뉴스레터로도 만나기 시작하셨죠. 살롱처럼 또 재미있는 작명이 있어요. 뉴스레터 <MoST>(Mass of SlowSteadyClub Thought)는 어떤 의미를 가지고 지어진 이름인가요?
언젠가 저희가 매거진을 만든다면, 매거진 이름으로 MoMA(뉴욕현대미술관)를 패러디하고 싶다는 생각에서 출발한 이름이에요. 모티프를 둔 단어처럼 철자 중 ‘M’으로 시작하고 싶었고, 가운데 ‘o’만 소문자라는 특징을 살리면서, 동시에 슬로우스테디클럽 브랜드명의 첫 글자인 ‘S’를 넣은 단어들을 떠올렸어요. 그래서 먼저 ‘MoS’가 마련된 상태였고요. 이 브랜드를 만드는 사람들의 덩어리(Mass) 같은 생각들(Thought)을 조합해 보니 ‘MoST’라는 이름이 최종적으로 결정된 것입니다.
<MoST> 뉴스레터를 발행하고 운영한 경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준 원덕현 대표
본래 <MoST>는 공식 홈페이지에서 브랜드 관련 소식과 자체 제작 콘텐츠들의 일정을 체크할 수 있는 종합소식지 역할을 했어요. 그런데 2024년부터 같은 이름을 유지한 채로 내용을 개편하면서 뉴스레터를 시작하셨죠. 왜 뉴스레터라는 도구를 선택하셨나요?
‘도파민 중독의 시대’에 도파민이 거의 제로에 가까운 콘텐츠를 만들고 싶었어요. 도파민 제로를 다른 말로 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안 물어봤고 그러니까 안 궁금한 이야기처럼 느껴지는 것’들이죠. 하지만 그런 걸 원하는 구독자 분들이 분명히 있을 거라고 봤어요. 정말 우리를 궁금해하는 사람들, 질문거리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만 이야기를 들려주려면 누구나 구독할 수 없는 채널을 찾아야 했어요. 오히려 타겟층을 좁히는 방향이 되더라도 크게 두렵지는 않았죠.
브랜드의 이야기와 소식을 전하기 위해 뉴스레터를 발행하는 5개 브랜드를 스티비와 마요네즈매거진이 만났습니다. 이들은 어떤 이야기를 뉴스레터로 발행하며 고객과 소통하고 있을까요? 다섯 브랜드가 이메일로 전하는 제품, 브랜드 그리고 남은 이야기를 'P.S. 할 말이 남아서' 시리즈로 만나보세요.